[기자수첩]도지사 입만 아픔…애꿏은 도민만 절약

[기자수첩]도지사 입만 아픔…애꿏은 도민만 절약

김삼헌 기자 김삼헌 기자 전남지역이 기상관측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영록 전남지사가 가뭄대책추진상황을 직접 챙기고 나섰으나 공무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이미 완도와 신안 등 섬 지역은 제한 급수에 들어간지 오래고 내륙지역도 상수원댐의 저수량이 밑바닥을 보이며 내년 봄에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뭄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그에 따른 도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영록 지사는 21일 가뭄대책 상황보고회를 갖고 그동안 행정부지사가 실장을 맡았던 가뭄대책 상황실을 자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가뭄대책본부로 격상해 매주 가뭄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로 하는 등 가뭄대책 추진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당장 예비비 100억 원을 가뭄대책에 투입하는 한편 내년도 본예산은 물론 특별교부세 등 모든 가용재원을 총동원하고 대도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물 절약을 간절히 호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지사의 걱정과 극복 의지는 정작 공무원들에게는 먼나라 이야기로 들리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전남도청 각 화장실을 비롯해 어느 한곳에도 물 절약 스티커나 문구가 붙어있지 않은 것은 물론 변기 수조등의 수압도 전혀 바꾸지도 않아 과연 가뭄 상황인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김 지사는 담화문에서 실천사항의 첫번째로 '각 가정에서는 주방 및 욕실 등에서 절수형 수도꼭지 부착, 수압밸브 조절 등 물 낭비를 하지 않도록 협조하여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즉 물 절약은 도민만 하라는 생각이거나 가뭄 상황에 대한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남도청 주변에서는 "김 지사가 아무리 '도민안전실을 중심으로 모든 실국이 참여해 지역별, 단계별로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를 해도 회의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상황이다"며 "어떻게 도청에서조차 실천하지 않는 물 절약을 도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겠냐"고 혀를 찼다.

또 "도민들을 설득할려면 먼저 도청부터 솔선수범한 뒤 호소를 해야 하는데 도청이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 도민에게 호소하는 것은 호소와 부탁이 아니라 강요이다"고 일침을 놨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광주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