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는 물론 무더위와도 싸우고 있어요'…광주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악전고투'

<르포>"코로나는 물론 무더위와도 싸우고 있어요'…광주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악전고투'

최근 광주 코로나 확진자 늘면서 선별진료소 업무 ‘폭증’
검체 채취 건수 하루 100여 건에서 500여 건 이상 ‘증가’
이제는 ‘무더위’와도 싸워야 하는 의료진들
방호복, 마스크 등 보호장비 착용하면 ‘현기증’ 날 때도

8일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사진=김한영 기자)

 

"피로가 누적돼 정신력만으론 감당하기 힘겨운 상황이지만 최대한 버텨 보겠습니다."

8일 오전 10시쯤 찾은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

광산구청은 신창동 SM사우나에서 잇따라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코로나 차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7일 신창동 행정복지센터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이날 레벨 D 방호복과 덧신, 마스크 등 보호장구로 꽁꽁 동여맨 의료진들은 검체 채취를 받으러 온 시민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8일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에 앞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사진=김한영 기자)

 

의료진들은 시민들의 체온을 재고 입과 콧속에 15㎝의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했다. 수십 명의 의료진들이 몰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50여 명 이상의 시민이 기다린 탓에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오나래(27·여)씨는 "방호복을 다 갖춰 입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며 "의심 환자들의 검체 채취도 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호복을 대충 입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확진자가 나온 사우나 건물 1층에는 마트도 있어 마트를 방문한 시민들까지 계속해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씨 뿐만 아니라 30도를 웃돈 무더위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체 채취·문진 업무를 하는 의료진들은 땀으로 온 몸이 범벅이 됐다. 의료진들은 코로나는 물론 무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같은날 오후 1시쯤 효죽 공영 주차장에 마련된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8일 광주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효죽공영주차장에서 의료진이 의심환자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사진=김한영 기자)

 

선별진료소에서 교대로 현장 업무를 보고 있는 박선영(33·여)씨는 의심환자 증상 체크와 검체 채취를 담당하고 있다.

박씨는 "두껍고 무거운 레벨 D 방호복을 장시간 착용하다 보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사우나에 온 느낌이 나 가끔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며 ”지난 2월부터 제대로 쉬어본 날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의심환자들이 대폭 증가했다" 며 "지난 6월 중순까지 하루 평균 100여 건이던 검체 체취 수도 최근 5배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온 몸을 내던진 의료진들은 밀려드는 의심환자를 체크하느라 휴식 시간까지 줄여 가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과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막무가내로 검체 채취를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도 있어 이들의 피로는 더욱 쌓여가고 있다.

박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검체 채취 등 코로나 검사를 해달라는 분들이 있다"면서 "감염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진료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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