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5단계 격상에 연말 특수 물 건너간 자영업자들 '한숨'

<르포>1.5단계 격상에 연말 특수 물 건너간 자영업자들 '한숨'

24일 호남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코로나 여파 손님 절반 이상 줄어
종업원 줄이고 배달 등 통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

24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삼계탕 식당의 모습.(사진=김한영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광주에 이어 전남의 전 시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 단계로 격상되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4일 낮 12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삼계탕 전문점.

예전 같으면 점심 식사를 하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곳이지만 이날 식당에는 업주와 종업원만 보일 뿐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업주 천모(78)씨는 그동안 숱한 고비를 겪어왔지만, 코로나19가 불러온 상황은 너무나 혹독할 정도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천씨는 "코로나 이후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나서는 예약도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막막해 했다.

광주의 경우 지난 19일 지역 방역당국이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해 놓은 상태다.

천씨가 운영하는 삼계탕 전문점은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가게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겨울철 기준으로 하루 140그릇 이상의 삼계탕을 팔았던 천씨의 식당은 최근에는 70그릇을 파는 데 그치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현재는 50그릇 이하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천씨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최근 7명이던 종업원도 5명으로 줄였다"며 "그동안 휴식 시간 없이 식당을 운영했지만, 손님도 없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을 만들어 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10년 가까이 나주곰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54·여)씨의 사정도 비슷했다.

김씨는 "과거 인근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많은 행사가 진행돼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식당을 많이 찾았다"며 "지금은 예약 손님도 없고 손님도 80% 이상 감소한 상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마카롱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40·여)씨는 코로나 여파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5분의 1 가까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조씨는 최근 배달서비스를 시작하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씨는 "테이크 아웃을 하는 손님을 제외하고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고작 3 테이블 정도다"며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식당에 임대문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김한영 기자)

 

이날 서구 치평동 일대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거나 '임대 문의' 현수막을 내건 가게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광주의 대표 번화가인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일대도 밤이면 인적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래연습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따라 노래연습장에서는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한 번 이용한 룸은 소독을 거쳐 30분 후에 재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면적 4㎡에 한 사람씩만 들어가는 인원 제한 수칙이 추가됐다.

광주 북구에서 9년째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서모(55·여)씨는 "연말을 앞두고 손님의 발길이 느는가 싶었는데, 1.5단계로 격상되고 나서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손님이 없어 버는 돈 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든다"고 울먹였다.

전남대병원발 코로나19 가 광주전남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는 바람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다시금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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