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약방 오주현 대표 "예술로 치유받고 존재감 차오르는 경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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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약방 오주현 대표 "예술로 치유받고 존재감 차오르는 경험 제공"

핵심요약

육체적 질병 치료 넘어 예술 치유로 정서적 균형 회복 도와
결과 수습 이전에 예방책으로 치유 개념 필요
암 환자, 트라우마 경험자, 쪽방촌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예술 치유 진행
예술적 실험으로 지역사회 담론 만들어

■ 방송 : 광주CBS 라디오 1FM 103.1MHz (월~금, 16:30~17:30)
■ 제작 : 김지희 PD, 이향미 작가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방송 일자 : 2024년 12월 23일(월)
 
[다음은 오주현 예술약방 대표 인터뷰 전문]
 
오주현 예술약방 대표. 예술약방 제공오주현 예술약방 대표. 예술약방 제공*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이번 시간에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하는 지역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명품강소기업>과 함께합니다. 치료가 아닌 치유를 통해, 자기 자신은 물론 공동체 정신까지 회복시키는 기업입니다. 예술 치유 전문기업 예술약방의 오주현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오늘 명품강소기업은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 중인데요. 유튜브 광주CBS 채널에서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오주현>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먼저, 주식회사 예술약방은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주시죠.
 
◆오주현> 예술약방은 예술과 치유를 결합하여 사람들에게 정신적 안정과 삶의 회복력을 제공하는 전문 기관입니다. 저희 기관은 특히, 예술 활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암 환자, 트라우마 경험자, 사회적 취약계층 및 공동체 등에 예술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치료가 아닌 치유를 하는 곳이라고요. 이렇게만 들어서는 조금 광범위하지 않나 싶은데요.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시죠.
 
◆오주현> 예술약방이 말하는 치유는 단순히 육체적 질병을 고치는 치료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치유란 개인의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인데, 예술약방의 치유 과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탈중심화, 상상력을 사용하여 자신의 고통,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예술 과정에서 확장해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예술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참여자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고립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고통을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과정이 됩니다. 예술 활동은 단순한 창작을 넘어, 참여자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한, 탈중심화를 통해 사람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인식하며, 이는 심리적 치유와 더 나아가 삶의 전반적인 긍정적 변화를 불러옵니다.
 
◇진행자>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십니까?
 
◆오주현> '리블라썸 시니어 예술학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쪽방촌 및 독거노인, 시니어를 위한 창작 활동 및 전시 지원을 합니다. '아웃사이더 아트 페스타' 프로그램에선 지역사회와 소통을 위한 예술 전시회 지원을 하고, '어린이 아트힐링'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예술 치유 활동을 합니다. '예술기반 퍼실리테이션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공동체 형성을 위한 예술 워크숍, 암환자를 위한 예술 작업 등을 하고 올해는 새롭게 웰다잉 예술 작업, 50대 완경기 여성들을 위한 꿈 예술 치유 작업, 50대 남성들을 위한 음악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예술약방 제공예술약방 제공◇진행자> 암 환자들이 예술 작업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어떤 효과를 얻게 되나요?
 
◆오주현> 예술약방에서는 살루토제네시스(Salutogenesis)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살루토제네시스란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건강을 더 잘 유지하고 삶의 긍정적인 자원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암 환자들이 예술 치유에 참여하면, 자신의 감정을 그림이나 음악 같은 예술 활동으로 표현하면서 마음의 혼란이 정리되고, 아프지만, 지금을 사는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스스로 삶의 질을 높여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병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서 입원만 장기간 했던 분들이 과정 후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가족들과 여행을 해보고, 지금 나의 상태에서 새롭게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예술 과정에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발견하고, 조절하는 경험을 통해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술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건강을 지키는 힘이 되는 거죠.
 
예술약방 제공예술약방 제공◇진행자> 예술약방은 어떤 계기로 창립하신 건가요?
 
◆오주현> 제가 소년원, 성폭력 피해자 쉼터 친구들을 만나면서 가장 답답함을 느꼈고, 예술 치유든 치료든 왜 대상자들의 변화가 없는데,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는데요. 푸코의 '광기의 역사' 책 앞부분도 보면 르네상스 시대에 부르주아 사회는 장애, 질병을 부정적 대상으로 치부하고, 배를 태워서 도시에 못 들어오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사실 지금 이 시대와 무엇이 다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변화해야 하는 대상자들을 정해 놓고, 변방에 있거나 숨어서 사는 대상군을 찾아가 처치하고 오라는 개념으로 보조금 사업을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사실 이것들이 필요할까요? 이 짧은 시기에 변화도 되지 않을뿐더러 다시 자신의 환경으로 돌아갔을 때,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가 애초에 건강한 사회였다면, 이 친구들이 여기에 왔을까라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있었어요. 상처받는 개인이 치료받는 것마저도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의 병리적 현상, 결과에 대한 수습을 위한 치유가 아닌 예방책으로 치유적 개념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예술약방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진행자> 예술과 결합한 새로운 의료주도권을 이야기하는 건데, 어떻게 보면 생소할 수 있는 분야이지 않습니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현재 함께하고 있는 연구진들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합니다.
 
◆오주현> 예술약방에는 인류학 전공인 팀장님과 음악치료가 전공인 팀장님 이렇게 두 분이 계시고, 다른 외부에서 도와주시는 무용동작치료, 표현예술치료, 평화학, 전공하신 분들과 함께 프로그램 기획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치료사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분들 모두 사람을 사랑하고, 대상자들이 변화해 가는 사소한 모든 것까지 자신의 기쁨으로 여기는 분들입니다.
 
◇진행자> 암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요?
 
◆오주현> 저희가 알고 있는 충격적 트라우마로 인해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의 대상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음악치료 형태로 무의식 탐색 기법을 진행하고 있고요. 일상의 스몰 트라우마는 '다미주 신경이론'에 기반한 교감 신경계, 부교감 신경계를 균형적으로 잘 조절해 가는 레스토러티브 예술 치유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 감각을 자원으로 활용하여 이완을 깊숙하게 경험하며, 일상에서도 이완과 안정감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자극이 와도 안전한 닻을 스스로 내리는 기법입니다.
 
◇진행자> 더불어 쪽방촌 문제 해결에도 함께하셨다고요? 자세히 알려주시죠.
 
◆오주현> 2023년 예술약방의 쪽방촌 프로그램은 쪽방촌 주민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치유와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도록 돕는 창작 기반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통해 그분들이 밖으로 나오게 하고, 자신감을 얻고, 예술작업 과정 안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다른 분들과 유대감을 가지며,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그동안 혼자 생활해 왔기 때문에 관심이 없었던 외모와 신변이 변했고, 중반까지 낯선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 컸는데, 점차 달라지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작품으로 전시회도 진행하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신감을 느끼고 지역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예술약방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주현> 예술약방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지역사회에서 생각하지 못한 사회적 이슈들의 대상자들을 발굴하고, 예술로 변화할 수 있는 예술적 실험을 통하여 지역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가며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을 두도록 만드는 기업으로 쭉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예술약방이 존재해야 할 이유 같아요.
 
◇진행자>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예술약방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오주현> 사실, 예술약방 같은 기업의 활동이 많아지고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사회에 여러모로 아프다는 뜻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예술약방의 비전이라기 보다는 저희의 개입이 줄어들어도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들을 어떤 방식일지 모르겠으나 도와주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에 웰다잉 예술작업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서 활성화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고, 이 작업이 다른 지역에도 롤모델이 되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주현> 우리는 끊임없이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리고, 끊임없이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하거나 사람과 관계를 통해서 보상을 받으려고 하면, 다 채워지지 않아서 또 계속 관계에 집착하게 됩니다. 반면 나의 존재감을 온전하게 채워갈 수 있는 것이 예술과 자연인 것 같아요. 예술 안에서 발현되는 상상력과 성취감, 미학적 경험들은 삶에서 많은 활력과 변화, 나의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고 의미를 더하는 작업인 것 같아요. 이 온전한 경험을 많은 사람과 지역사회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해 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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