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주택. 전날 내린 극한 호우에 집안이 전부 잠겨 피해 주민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한아름 기자기록적 폭우가 할퀴고 간 광주·전남에서 1300여 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도로와 건물이 잠기는 피해가 속출했다.
"집안이 다 뒤집어졌어요. 너무 허망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8일 오전 찾은 광주 북구 신안동 일대는 불어난 빗물이 휩쓸고 간 흔적이 깊게 남아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백정자(86)씨는 키를 훌쩍 넘길 만큼 집안에 물이 차올라 인근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소외계층 어르신을 위한 노래 봉사를 4년째 해왔다는 허윤(67)씨는 수십 명의 봉사단원들과 함께 쓰는 연습실이 통째로 잠겼다며 망연자실해했다.
특히 전날 오후 10시 10분쯤 60대로 추정되는 주민이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관계당국이 수색 중이다.
18일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상가 지하층에 물이 가득 차 양수기로 빼내고 있다. 한아름 기자전남에서는 전날부터 주택과 상가 침수 신고 187건을 접수해 안전 조치했다. 전날 오후 9시 10분쯤에는 전남 나주의 한 요양원이 침수돼 20명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또, 도내에서 가축 5만 8천여 마리가 폐사하고 논밭 4천 2백여 ha가 물에 잠겼다.
이날 오전 소강상태를 보였던 빗줄기는 주말에 다시 굵어질 예정이다. 다음 날까지 전남과 경남은 300mm 이상, 충청과 전북, 경북 200mm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