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장에 답 있다? 공무원에 답 있다!"

[기자수첩] "현장에 답 있다? 공무원에 답 있다!"

"현장에 답 있다"는 시장, "공무원에 답 있다"는 직원들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시 제공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시 제공강기정 광주시장이 연일 "현장에 답이 있다"며 현장 중심의 시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제의 현장을 찾아가는 것은 행정의 기본이자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시청 안에서는 "공무원에 답이 있다"는 또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의 요구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려면 결국 실행 주체는 공무원이다. 현장 행보가 늘어날수록 이를 준비하고 지원하는 직원들의 부담은 배가된다. 잦은 일정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와 압박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신규 소각장 공청회 추진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일부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정책 갈등의 최전선에서 충격을 떠안는 것은 결국 일선 공직자들이다. 현장은 시민의 삶을 보여주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공무원들에게는 위험과 소진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광주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현장 행정이 빛을 발하려면 최전선에 선 직원들의 안전과 사기부터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 중심이 자칫 '보여주기 행정'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그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강 시장이 강조하는 '현장'은 시민 삶의 터전이자 정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그 현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공무원들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에 "공무원에 답이 있다"는 직원들의 호소가 겹쳐 들리는 이유다.

시청 안팎에서는 "시민과 현장을 중시하는 시장의 철학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그 기반이 되는 공직사회의 건강과 안정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현장과 공무원, 두 축이 함께 어우러질 때 진정한 답에 다가설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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