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DNA에 '오월'을 새기다… 전국 지역NCC, 5·18 헌법 전문 수록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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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DNA에 '오월'을 새기다… 전국 지역NCC, 5·18 헌법 전문 수록 촉구

핵심요약

전국 15개 지역 기독교교회협의회(NCC)는 부산에 이어 서울과 광주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두 민주화운동이 헌법이라는 국가의 최고 규범에 명시될 때 비로소 불필요한 역사 왜곡과 소모적인 사회적 논쟁을 종식하고 온전한 민주공화국의 기초를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당리당략에 갇혀 역사적 책무를 미루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하며, 다가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직접 물을 것을 구체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광주NCC 회원들이 '부마민주항쟁·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 개헌을 촉구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광주NCC 회원들이 '부마민주항쟁·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 개헌을 촉구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한 국가의 헌법 전문(前文)은 그 나라가 어떤 핏줄을 이어받았고, 어떤 가치를 수호하며 나아갈 것인지를 천명하는 '국가적 DNA'와 같다. 현재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3·1운동과 4·19민주이념을 그 뿌리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 독재의 총칼에 맞서 피 흘려 지켜낸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이름은 아직 그곳에 없다.

지난 28일 오후 3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 개헌 촉구 기자회견'은 바로 이 미완의 헌정 질서를 완성하라는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전국 15개 지역 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연대하여 광주와 부산에서 연속으로 진행한 이번 회견은, 역사의 기억을 제도의 반석 위에 올리려는 치열한 공론화의 장이었다.

기억을 넘어 국가의 규범적 기초로

이날 광주 기자회견을 주관한 광주NCC 회장 허정강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헌법 전문 수록이 지니는 본질적 의미를 짚었다. 허 목사는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이 어떤 역사적 정통성 위에 서 있는지를 선언하는 정신적·역사적·규범적 기초"라며, "80년 5월 시민의 저항, 인간 존엄, 민주주의 수호의 유산을 헌법적 가치로 세우는 일은 민주공화국을 세워가는 일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NCC 회장 허정강 목사가 헌법전문의 의미와 수록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광주NCC 회장 허정강 목사가 헌법전문의 의미와 수록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이는 5·18을 특정 지역의 비극이나 특정 이념의 전유물로 축소, 폄훼하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기도 하다. 허 목사의 말처럼,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에 5·18이 명시될 때 비로소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은 종지부를 찍고, 오월 영령들과 시민들의 명예는 완전한 존중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의 직무유기를 향한 일갈… "6·3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 실시하라"

이어진 성명서 낭독에서는 정치권, 특히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김준 목사(광주NCC 서기)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은 개헌을 실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며, 이 시기를 놓친다면 역사적 과제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묻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핵심은 구체적인 타임라인의 제시였다. 협의회는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중단하고 의원들의 자유투표를 보장할 것"과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국민의 뜻을 직접 물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당리당략에 갇혀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는 정치권을 향해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심판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판을 열라는 요구다.

"역사를 잊은 공동체에 미래는 없다"

장헌권 목사가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의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장헌권 목사가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의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현장에 참석해 지지 발언에 나선 예장통합 광주노회 인권위원장 장헌권 목사 역시, 민주주의를 지켜낸 이들의 희생이 온전히 평가받아야 함을 역설하며 힘을 실었다. 수십 년간 지역 사회에서 인권 운동의 최전선을 지켜온 그의 발언은 국가 폭력의 참상을 딛고 일어선 광주가 왜 이토록 헌법 전문 수록에 절박하게 매달리는지를 대변했다.

과거의 희생 위에 세워진 민주주의를 온전히 계승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결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광주와 부산에서 동시에 울려 퍼진 지역NCC 전국협의회의 목소리는 이제 공을 여의도 정치권으로 넘겼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5·18 헌법 수록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가 과연 정치적 셈법을 뚫고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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