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꾸네 개소식 참석자들이 입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기 힘든 단절의 시대. 경제적 지표는 나아졌을지언정, 무한 경쟁과 고립이 주는 정서적 빈곤은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종교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묵직한 대답 하나가 광주 남구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지난 22일 광주 남구 노대동에서 문을 연 마을공동체 '함꾸네(함께 꿈꾸는 동네)'는 단순한 복지 시설을 넘어 삭막한 도심 속 '관계의 재건'을 꿈꾸는 곳이다. 광주유일교회 원로목사인 남택률 대표의 주도로 시작된 이 공간은 지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연결하고,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돌보는 '영적 베이스캠프'를 지향한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정진욱 국회의원, 김병내 남구청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종교 기반의 마을공동체가 지니는 공적 가치에 주목했다. 에제르 만돌린쳄버의 서정적인 연주로 문을 연 행사는 내내 따뜻한 연대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남택률 함꾸네 대표가 환영사를 통해 이웃 간의 인사가 단절된 삭막한 현실을 지적하며, 따뜻한 소통과 치유의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세민 기자특히 남택률 함꾸네 대표의 환영사는 이 공간이 지닌 소박하면서도 깊은 철학을 보여주었다. 남 대표는 "예수님께서 생명을 얻게 하되 더 풍성히 얻게 하려 오셨듯, 동네를 잘 섬겨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 공간을 열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현대인들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음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만남을 통해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분들을 찾아가 삶의 질을 높여드리는 일을 남은 생애 동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꾸네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5대 핵심 프로젝트(마을 돌봄, 주민 소통, 나눔과 봉사, 다음 세대 지원, 마을사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김원규 운영위원장이 '마을 돌봄'과 '다음 세대 지원' 등 5대 비전을 제시하며, 사람과 마을을 살리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비전선언을 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운영위원장인 김원규 목사(광주유일교회)는 비전 선언을 통해 "함꾸네는 이웃과 마을을 세우며 함께 꿈을 꾸는 행복한 공동체"라며 "사람을 살리고 마을을 살리자"는 구호로 결의를 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사역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 대표는 건물주(홍정두 7단지 회장)의 배려와 여러 봉사자들의 헌신을 언급하며, "돈과 프로그램만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이웃 사랑의 실천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분적산을 오가는 길목에서 이웃끼리 먼저 인사를 건네는 소소한 변화부터 이끌어내겠다는 그의 다짐은 소박하지만 강력하다.
남구 '함꾸네'(함께 꿈꾸는 동네)는 광주 남구 노대동 노대실로 89 콜드레이크 상가 1층에 위치한다. 한세민 기자 '함꾸네'의 출범은 교회가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어떻게 지역 사회의 아픔을 보듬고 단절된 관계를 복원하는 '마을의 우물'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뜻깊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