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지휘 임재식)'이 베사메무초 등 정통 스페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한세민 기자지역사회의 아픔을 보듬고 골목의 이웃을 살피는 '착한교회론'을 실천해 온 광주청사교회(백윤영 담임목사)가 광주지역 이주민을 위로하고 지역의 새로운 미래 도약을 축복하는 대규모 문화축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광주청사교회(전남광주 광산구 우산동)는 지난 8월 22일(토) 교회 통합채플 및 세대통합센터 일대에서 '이주민과 지역의 미래를 잇는 상호문화존중축제 및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초청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광주 군공항 부지가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확정된 역사적 결정을 지역주민과 수만 명의 이주민이 함께 축하하고 화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대한 교회'보다 '착한 교회'… 환대로 이룬 이웃의 연대광주청사교회가 지향해 온 지역선교는 '위대한 교회가 아닌 착한 교회'라는 백윤영 목사의 목회 철학에서 출발한다. 백 목사는 "예배당에 불이 났을 때 지역주민들이 양동이를 들고나와 함께 불을 꺼 주는 교회, 주민들이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한 교회'라고 인정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교회는 카페와 도서관 등 주민 편의시설 조성, 청노대학 운영,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설립 등 지역의 필요에 응답해 왔다. 이러한 선교적 지평은 광주에 거주하는 수만 명의 이주민을 동등한 '이웃주민'으로 환대하는 사역으로 확장됐다.
백 목사는 "우리 국민도 과거 낯선 타국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땀 흘리며 장벽을 겪었다"며 "이제는 교회가 먼저 이 땅에 온 이주민의 이름을 불러주고 따뜻한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스페인 선율과 한국 가곡이 빚어낸 공존의 하모니오전 10시부터 열린 '상호문화존중축제'는 음식과 놀이, 전통문화 등 K-문화를 매개로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허무는 다문화 소통의 장으로 꾸며졌다.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지휘 임재식)'이 아리랑 등 친숙한 우리 민요와 가곡을 한국어로 부르고 있다. 한세민 기자이어 오후 2시부터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단해 한국과 스페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온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지휘 임재식)' 초청 특별음악회가 본당에서 펼쳐졌다. 합창단은 1부에서 '라바삐에스 이발사', '베사메 무초' 등 정통 스페인 음악을 선보인 데 이어, 2부에서는 한복을 차려입고 '밀양 아리랑', '고향의 봄', '영암 아리랑', '하나님의 나라', '아름다운 나라' 등 친숙한 한국 가곡과 민요를 유창한 한국어로 불러 객석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백윤영 담임목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주민 사역은 편의시설이나 구제물품을 전달하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며 "이주민은 먼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 주민'이며, 상호 존중 속에서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주 군공항 부지 반도체 산단 입지 확정에 대해 "광주가 새로운 사명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거주 중인 이주민들과 동행해야 한다"며 "광주의 큰 변화 속에서 이주민 역시 당당한 주인공으로 함께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산동의 여름은 달랐다"… 가을로 이어질 환대의 약속'우산동의 여름은 다르다'라는 표어 아래 열린 이번 축제는 성도 1명이 전도대상자 1명과 이주민 1명을 직접 초청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 맺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백 목사는 "문화 베틀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이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축제를 이어갈 것"이라며 "조만간 '우산동의 가을은 다르다'로 이웃 사랑을 계속해서 실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